요즘 저희 집 손주가 도서관 나들이를 다녀온 날이면 어김없이 저에게도 풍성한 이야기보따리가 하나 가득 풀립니다. 손주를 키우며 느끼는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아이의 작고 소소한 성장 기록과 일상을 전해 듣고 가만히 곱씹어보는 일 아닐까 싶습니다. 손주는 주로 아빠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곤 하는데, 특별한 약속이나 야외 일정이 없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30개월에 접어든 저희 손주는 도서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눈빛과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합니다.수많은 책이 가득한 어린이 도서관에서 아이는 진열된 책들을 유심히 살피다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가지고 옵니다. 책 선택권은 온전히 아이 스스로에게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가..
사랑하는 손주를 데리고 외출을 나가 처음 만나는 이웃이나 어르신을 마주치면, 아이는 어김없이 제 다리 뒤로 몸을 살짝 숨기며 "할머니, 부끄러워"하고 낮게 속삭입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 손을 잡고 신나게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던 아이가, 누가 조금만 친근하게 말을 걸며 관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면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바닥으로 돌려버립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처음에는 "우리 손주가 낯을 가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유심히 관찰해 보니 단순한 낯가림과는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낯선 사람을 보고 무서워서 엉엉 울거나 겁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말을 아끼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딴판인 아이가 된다는 점입니다.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밖에..
